입으로 숨 쉬면 낮에 존다.
입으로 숨 쉬면 낮에 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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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기면증(낮졸림증) / 수면무호흡(Sleep apnea)
진료실의 문이 슬그머니 열린다. 끌려온 티가 역력한 남학생이다. 뾰로통하면서 우울해 보이는 엄마가 함께 들어왔다.
“제가 너무 힘들어요. 무력하고 처져서 안 아픈 곳이 없고 우울증이 심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엄마가, 고3보다 무섭다는 중3 아들을 곁눈질하며 한 말이다.
“아이가요, 24시간을 자요. 일주일에 한 번씩 학교 담임선생님에게서 전화가 와요. ‘학교에 왔다가라’고요. 학급 아이들이 제 아들 때문에 수업시간에 따라서 너무 많이 잔대요. 당연히 학습 분위기는 최악이고, 다른 학부모들이 학급 성적이 떨어진다며 항의를 빗발치게 한답니다. 선생 못 해먹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더 미칠 것 같은 게요. 수업시간 내내 잤으면 학원에 가서는 공부해야 되잖아요. 학원 담당 선생님도 수시로 전화를 하세요. 학교에서와 똑같이 내내 잔답니다. ‘학원을 옮겨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는데, 정말 자존심이 상해서…. 그런데 집에 와서도 책상 위에 엎드려 계속 자요. 어떻게 사람이 24시간을 잘 수 있어요 그것도 젊은 애가? 제가 너무 힘들고 우울하고 지치고, 그래요….”
문제는 이 친구가 자율형 사립고에 가고 싶다는 점이었다. 아빠가 회사에서 잘나가는 사람이니, 이 녀석은 저도 그렇게 될 줄 아나 보다. 엄마를 상하좌우로 노려보며 “치치 씨씨” 하는데, 욕 나오기 직전의 입 모양새다. 그럴수록 엄마의 눈꼬리는 더 올라갔다. 밤에는 코로만 숨 쉬어야 한다고 수차례 설명하고 이 아이의 문제 해결책인 통뇌법을 풀어서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치료에 들어갔다. 4개월 뒤 본인이 원하는 사립고에 들어갔다며 엄마와 함께 감사 인사를 하러 왔다. 여자 환자분이 내원했다. 졸음운전으로 5중 추돌사고를 낸 뒤라 심신이 모두 괴로운 상태라고 했다. 원래는 남편의 보호자로 왔던 분이다. 남편은 걸음걸이가 불편했었다. 부인 말을 거의 듣지 않는 전형적인 ‘옛날 남편’이라 부인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텐데, 오히려 이해하려 애쓰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그런 그녀가 사고 충격으로 많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요양원에서 야간 근무를 마치고 직접 운전을 하여 돌아와 남편을 보살피니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란다. 그녀의 코 내부 면적을 측정해보고 “수면무호흡은 필수적일 것”이라고 했더니 “그렇다”고 했다. 자다가 자기 숨소리에 놀라 깬단다. 수면무호흡으로 피로가 쌓여 낮에 잠이 쏟아지는 주간기면증(晝間嗜眠症)인 것이다. 이것이 운전 중 사고를 부른 것이다. 운전은 긴장의 연속이다. 빠른 속도로 굴러가는 바퀴가 단 몇 초의 여유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음운전이 음주운전보다 더 위험하다는 경고 문구가 도로 곳곳에서 우리를 째려보고 있다. 주간기면증의 원인은 수면무호흡이다. 코에서 시작된 작은 일이 어느덧 몸 전체의 일로 커져가는 모양새다. 수면무호흡은 수면 중 10초 이상 호흡을 멈추는 상태를 일컫는다. 자고 있으니 잘 모르다가 막상 호흡이 멈추면 죽음의 공포에 빠진다.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잠, 8시간 동안 벌어진 수면무호흡이 하루 종일의 피로로 이어진다. 우리 몸은 영양소 없이 한 달은 버틸 수 있어도 산소 없이는 1분도 못 견딘다. 뇌세포가 1분에 200만 개씩 죽어나가기 때문이다. 사람은 산소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산소바라기’이다. 코 통로가 무너져 병목구간이 생기면 산소유입량이 줄어드니 본능적으로 입을 통해 부족한 산소량을 채우려고 구강호흡을 한다. 밤엔 마시거나 먹지 않고 아침까지 푹 자야 한다. 낮 동안 각종 음식물과 침 등으로 손상된 점막 조직을 복구하라는 뇌의 명령을 받은 심장이 필요한 만큼의 혈액을 입으로 보낸다. 밤에는 입만 다물고 있어도 습도를 100%로 유지하면서 각종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 그러나 입으로 숨을 쉬면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든다. 잠자는 동안 점막을 치유하느라 바쁜 입이 코가 막혀 숨을 쉬게 되면 입이 건조해지고, 거르지 못한 먼지와 세균들이 기관지를 거쳐 폐로 들어간다. 그 과정에서 구내염, 편도선염, 기관지염, 폐렴, 천식, 기관지 확장증 등의 호흡기질환이 반복된다. 폐로 들어간 먼지와 세균이 심장과 혈액을 교류하는 과정에 섞여 들어가 혈전의 핵으로 변한다. 심뇌혈관질환인 중풍과 협심증, 심근경색 등이 발병하는 기전에 대해서는 매스컴을 통해 익히 들었을 테니 모르는 이가 거의 없을 것이다. 낮이 사회생활을 위해 전력투구하는, 우리 몸에 무리가 가더라도 밀어붙이는 ‘소모의 시간’이라면, 밤은 망가진 몸을 정비하는 ‘치유의 시간’이다. 겉으로 봐서는 낮이 중요해 보이지만 육체적인 건강은 물론이고 정신적인 건강 측면에서 보면 밤이 훨씬 중요하다. 낮 동안 쌓인 피로를 편안한 꿈의 시간으로 보상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잠은 위대하다. 스스로 고치는 놀라운 복원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 힘을 파괴하는 악당이 수면무호흡이다. 고문 중에서도 가장 잔인한 것 중 하나인 잘만 하면 깨우는 ‘잠고문’이다. 모자란 잠이 낮 동안의 피로와 졸림으로 다가온다. 물에 젖은 듯한 나른함과 함께 쏟아지는 졸음폭탄인 주간졸림증이 각종 사건 사고와 함께 쳐들어온다. 뉴스에 나오는 대형 교통사고, 작업 중 팔다리를 잃는 절단사고, 엄마를 좌절시키는 아이들의 학습능력 저하의 이면에 구강호흡이 숨어있다.
통뇌법의 비골(鼻骨) 교정술(코 숨길 3차원 교정법)과 부비동 염증 제거 및 뇌압 펌핑, 뇌척수관 확장술(추나 3차원 교정술)의 놀라운 조합은 심뇌혈관과 안·이비인후(眼耳鼻咽喉)과 신경계(중추 및 자율신경, 미주신경 등)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다.
수면무호흡증 “옆으로 누워 자라”
“공기유입 단면적 38% 확장”(고려대·서울대 연구팀) 옆으로 누워 자는 게 공기유입량을 증가시켜 수면무호흡 증상을 줄여준다는 사실이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바로 누운 자세와 상기도 부분의 단면적이 약 38%가량 확장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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