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지 근육의 병적인 수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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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Asthma)
기관지 근육의 병적인 수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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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 얼굴을 한 어린아이가 부모님과 함께 들어왔다. 엄마의 표정이 너무 어두워 선뜻 대화를 시작하기조차 어렵다. 아빠는 저만치 그림자처럼 무겁게 서 있다.
“저희 아이 때문에 왔어요. 감기가 자주 걸리더니 작년부터는 쉼 없이 기침하다 호흡곤란까지 와서 대학병원에 입원시키게 됐어요. 그런 후부터 애가 감기만 걸리면 집안 전체가 초긴장 상태가 돼요. 밤새도록 쳐다보고 있어야 하고 열이라도 나면 불안하기도 하고….
”“천식의 원인은 코호흡이 안 돼서 그러는 겁니다. 코는 0.25초 안에 외부 공기의 80%를 정화해주는데, 이곳이 구조적 변형과 만성 염증으로 제 기능을 잃으면 입으로 숨을 쉬게 되어 인후두, 기관지, 폐 순서로 점막이 망가지게 됩니다. 염증이 반복되면 소염제, 항생제 등의 융단폭격이 시작되겠죠? 점막에 붙어 있는 정상 세포들도 이 약들의 공격으로 손상됩니다. 점막이 약해지다가 기관지 근육까지 염증의 손길이 미치게 될 즈음, 기관지 근육에 강력한 경련성 수축이 발생하는 호흡곤란이 생기는데 이것을 천식(asthma)이라 부르죠.”
“여기서는 어떻게 고친다는 거예요? 잘한다는 곳은 다 돌아다닌 끝이라 믿음도 많이 줄어들어 있어요.”
그렇다. 환자와 보호자들이 의사를 신뢰하지 않는 게 요즘의 세대다. 투자의 결과에만 익숙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2년 전에 학생들과 천식으로 좁아진 코 기관지의 병목을 제거하면 이러한 병목현상도 없어진다. 한의사 동료들에게 강의를 하면서 필자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앞으로는 ‘자판기 의료시대’가 올 겁니다. 진료비를 내는 만큼 고쳐야 하는, 그래서 의사가 힘든 시대가 반드시 옵니다.”
우주에서 가장 정밀한 인간이라는 생명체를, 지식이라는 작은 잣대로 재야하는 이가 의사다. 이들이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인체였다. 필자에게는 중추신경계의 문제인 중풍의 원인적 예방치료부터 난치성 질환인 비염, 천식 등의 문제를 쓸어 담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다. 치료가 3회차가 되어 아이의 숨소리가 많이 좋아졌는데 문제가 생겼다. 가래 때문에 반복기침을 가끔 했다.
‘이러다 다시 입원하는 것은 아닌가.’
코의 숨길을 열어준 후 부비동 내의 염증을 제거하다 보면 부비동의 배출구가 열려 부비동 안의 점액 섬모운동이라는 배출 기능이 되살아난다. 부비동 안의 솜털이 염증성 분비물을 코안으로 밀어내게 되는 것이다. 이게 문제였다. 코 내부로 배출된, 오래되어 끈적거리는 부비동의 염증성 분비물이 목 뒤로 흘러가서 후두에 붙게 되면, 이것을 떼어내기 위한 반사작용으로 기침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잘 때 가습을 많이 해주고 코에 식염수를 직접 분사해주세요. 그래야 고름이 잘 떨어져 식도로 넘어간 후 위장에서 녹아 없어지거든요.”
두 달여가 지났다. 모처럼 어머니와 아이가 오셔서 이런 소식을 알려주었다. “그동안 감기가 올 듯하다가도 3일 안에 자연치유를 반복하더니 이젠 그나마 걸리지 않네요. 기침은 멎은 지 오래고, 기관지 확장제인 ‘싱클레어’ 등도 사용하지 않은 지 제법 되었습니다.” 아이의 입술이 연분홍색으로 변해 있었고, 뽀얀 얼굴에 핏기가 돌아 마치 예쁜 인형을 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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