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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염(rhinitis) · 중이염(otitis media)

통뇌법 함께 읽기 모든 것은 코에서 시작되었다.

비염(rhinitis) · 중이염(otitis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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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염(rhinitis) · 중이염(otitis media) 

고교 시절부터 가족처럼 친하게 지내온 교수님으로부터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만 16개월 된 손자가 40℃ 이상의 고열로 하루에 다섯 차례나 응급실을 다녀왔는데도 차도가 없다는 것이었다. 코감기에 걸린 지 며칠이 지난 후였고 비염, 폐렴, 화농성 중이염 등등으로 온 집안에 비상이 걸리고 나서야 필자가 떠올랐다고 했다. 집안 사정을 꿰고 있는 사이였지만 다급해지니 이비인후과와 중대형 병원으로만 발길이 향했던 모양이다. 시간이 없으니 당장 오라고 했다. 30분도 안 되어 진료실로 들이닥쳤다. 내시경으로 들여다보니 코는 완전히 막혀 있고 귓속에는 염증으로 고름이 가득 차 있었다. 코 내부와 부비동에 쌓인 염증부터 뽑아냈다. 곧이어 코뼈 교정을 통해 코의 숨길 확보에 나섰다. 염증 배출은 점성이 높고 양도 많아서 10여 차례를 반복하고 나서야 줄어들기 시작했다. 아이는 있는 힘껏 울어대고 엄마는 훌쩍대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만 결과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치료할 수 있다는 말을 연신 해대며 달랬다. 

‘집에 가서 처음으로 편하게 잤다’고 했다. ‘열도 떨어지고 입으로 숨을 쉰다’고도 했다. 10회 차 치료에 전체 상황이 종료되었다. 그런 꼬마가 요즘에는 약간의 감기나 코막힘만 있어도 내원한다. 요놈도 코가 시원한 게 익숙해져서인지 치료 끝날 즈음엔 “끝! 끝!”이라며 치료 중단 사인을 해서 치료실에 웃음이 끊어지지 않는다.


학습장애

 고3이 되면 아이들은 반쯤 넋이 빠진 모습이 된다. 엄마는 아이들의 예민한 눈빛을 피하느라 좌불안석이다.

 눈이 반쯤 들떠 있는 고3 여학생이 왔다. 잠시의 대기시간이 길게 느껴졌던지 엄마에게 볼멘소리를 하며 진료실 안으로 들어왔다. 내 앞에서도 입안에 사탕을 열 개는 물고 있는 것 같았다. 
 "애가 고3인데 너무너무 피곤해해요. 약이라도 먹였으면 하는데 어떨까요?"
 필자도 가장 힘들었던 시기 중의 하나가 고등학교 3학년이었다. 자취생활 5년여 동안 다른 친구들이 먹는 만큼 굶어야 했기에 영양부족의 연속이었다. 필자의 고3 시절을 예기해봤자 그에게는 신파조다. 아부 작저능로 변경해다.

 "너 대단하다. 그동안 몸시 힘들었을 텐데 예쁜 얼굴이 그대로네. 공부에 찌들면 얼굴이 상해서 미워지는데, 어떻게 했기에 이렇게 예쁘니?"

 학생이 입 주변이 씰룩거리고 코 평수가 넓어지는 게 약발이 먹히는 모양이다. 그제서야 눈길을 내게로 향하고 말문을 열었다.

 "시간은 7개월밖에 안 남았는데 공부가 안돼요. 1시간 반 정도 집중해서 공부하고 나면 너무 졸리고 하루 종일 멍해져요."
 "지쳐서 그래. 생각해봐라. 네가 철인이냐? 새벽에 눈 떠서 밤 한두시가 넘어야 잠자리에 드는데 무슨 재주로 견디겠니? 체력도 바닥, 정신도 바닥이지."

 학생은 코벼가 심하게 휘어 숨길이 조방져서 코호흡이 어려운 상태였다. 낮에는 입으로 숨을 쉰다. 밤이 문제다. 짧은 수면시간에 수면무호흡까지 와서 피로가 풀리지 않으니 낮에 졸림이 심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아이가 눈물을 글썽인다. 엄마는 아이와 필자가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것만으로도 신기하다는 표정이다. 나중에 귀띔해주는데, 엄마가 한마디만 해도 아이는 저승사자로 변했단다.

 고3 학생들은 병원에 오고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어디서 시간을 빼 병원에 10회나 다닌다는 말인가. 하지만 '공부는 시간 싸움이 아니라 집중력 싸움' 이다. 치료 3회가 지나면서 조금씩 까불더니 6회가 되자 이렇게 물어왔다.

"선생님, 오늘 저 깜작 놀랐어요. 공부하다 시간이 한참 지난 듯 느껴져서 시계를 보았는데 다섯 시간이 지난 거 있죠. 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선생님 말씀이 떠올라서 조금 쉬었어요. 공부도 과식하면 안 된다고, 탈나면 먹고 싶어도 못 먹는다고, 공부도 아껴 먹어야 더 맛있다고 하셨죠. 헤헷."

"바로 그거야. 할 수 있지만 참을 수 있는 것도 공부야. 공부는 마리톤이니까 꾸준히, 하지만 은근히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 거야. 더 빨리 뛸 수 있지만 나누어 뛰는 거, '소걸음 천리 주법' 이라니까~."

 그의 학습장애(learning disability)는 풀려갔다. 이러한 문제가 아이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공부는 직장인, 기억력이 가물거리는 노인, 건망증으로 고민하는 주부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코로 편하게 숨을 쉬고 맑은 뇌로 공부와 업무에 완전 몰입하게 해주는 특화된 치료법이 통뇌법이다.


[통뇌법 혁명] 중풍 비염 꼭 걸려야하나요?, p16~20, 이태훈,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