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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사] 이태훈 원장 “코는 호흡의 통로, 면역 체계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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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에프엔=이성민 기자] 춥고 건조한 날씨는 비염 환자에게 힘든 시기다. 콧물, 코막힘, 재채기 등의 증상이 잘 낫지 않아 일상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 비염은 콧속 점막에 염증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이다. 호흡이 힘들고 답답함을 느끼게 되면서 수면 장애나 집중력 부족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한의사인 이태훈(57)원장에게 코 건강에 대해 들어 봤다. 그는 행복의 비밀을 전하는 '키다리 아저씨’로 잘 알려져 있다.

▲비염은 어떤 질환인가?

코로 들어오는 엄청난 수의 먼지와 세균을 80%까지 제거하고 조절되지 않은 온도·습도를 적절하게 만들 수 있는 코의 기능은 한 마디로 기적에 가깝다.

코 입구에서 코 맨 뒤에까지의 거리인 12cm와 통과시간 0.25초 동안 점막의 흡착과 섬모의 채찍질, 공존 세균 3000만 마리의 목숨을 건 외래 세균 바이러스와의 사투, 5개 동맥의 온도조절과 수분 공급, 부비동과 코에서 분비하는 2.5~3ℓ의 콧물, 3층 비갑개의 적군 화력 분산 기술, 이중 흡입증강구조 등의 공조를 통해 몸의 입구에서 외적의 침범을 막아낸다.

이렇듯 내구성, 민첩성, 정확성을 모두 겸비한 코가 무력화되는 주원인은 바로 코의 구조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터널을 뚫기보다 어려운 것이 무너진 그것을 재생하는 복원기술이다. 비염 치료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통뇌법’을 통해 복원에 성공하면 코의 기능이 70〜80%에 근접한다. 이 과정에서 기관지 폐의 병변들이 동시에 회복된다. 구강호흡이 줄어들어 수면무호흡도 많이 좋아진다. 코를 통해 들어오는 깨끗해진 공기로 인해 혈액과 혈관, 각종 조직이 되살아난다.

그 이후에는 수퍼맨인 코에게도 특화된 전문가의 주기적인 점검과 힐링이 필요한 점은 부득이하다.

▲코 질환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남한산성 아래에 위치한 성남시 은행동에서 처음 개원했다. 겨울이 되면 이 곳은 타지역에 비해 훨씬 춥고 부실 주택이 많아 단열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당연히 비염, 감기, 천식 등 호흡기질환이 만연했다. 젊은 세대들이 많았고 특히 아이들이 많았다. 내원 환자 중 1/3 정도가 소아였기 때문에 급만성 호흡기 질환에 대해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부비동 염증 석션법, 비골교정(코 숨길 복원), 점막재생 처방, 비침술 등 다양한 치료법을 개발하게 됐다. 지금의 통뇌법은 코에서 뇌까지의 광범위한 치료범위를 갖게 돼 뇌혈관질환 및 특발성 질환의 치료영역에까지 이르게 됐다.

▲코는 숨 쉬는 기관이다. 또 어떤 역할을 하는가?

코는 ‘면역 체계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생존이라는 절박한 과제에 직면한 인체는 외부로 향해 열린 모든 출구에 최대한의 방어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눈-코-입-귀-성기-항문-땀샘은 점막·섬모·모발·분비액·기침·재채기·땀·방귀 등 각종 방법을 총동원해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인체를 효과적으로 지켜내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코는 여타 부위에 비교해 훨씬 긴 시간 동안 개방돼 있고 먼지·세균·곰팡이·바이러스·화학물질·꽃가루·매연·온도·습도 등의 도전에 쉼 없이 시달리고 있다. 만약 이 중 한 가지라도 놓치는 경우엔 호흡기만이 아니라 전체 장기에 심각하고 극단적인 위기를 초래하기 때문에 항상 초긴장 상태에 있다. 문제 있는 코를 그대로 방치한다는 것은 건강을 포기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일반적으로 뇌혈관질환은 혈전의 문제인데 코는 뇌 건강과 어떻게 연관되나?

호흡은 생명이고 코는 호흡의 통로이다. 건강한 코를 소유한 사람은 이론적으로 건강할 수 있지만 진단 후 건강한 코라고 진단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코가 두 개인 이유는 간단하다. 총열이 두 개인 총과 같다. 하나로 계속 발사하면 총열이 과열돼 휘어지므로 사용이 불가해지지만 총열이 두 개면 냉각 효율도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해 연속적인 발사가 가능하다.

콧구멍 1개 당 3〜4시간씩 번갈아 숨을 쉬는 것을 ‘비주기’라 한다. 한쪽 코가 숨을 쉬며 면역 전쟁을 벌이는 동안, 다른 한쪽은 휴식하며 치유의 시간을 갖는 기적 같은 주기가 반복된다. 코가 막혀서 죽는 것이 아니라 숨을 못 쉬어서 죽는 것이다.

코의 터널형 구조가 대부분이 연골로 구성돼 있어 충격에 약하고 쉽게 변형되며 좁아지는 경향이 있다.

코가 막히면 위험해진다. 코로 호흡이 곤란하면 산소 부족분을 보충하기 위해 입을 이용한 보조 호흡을 강요하는데, 뇌는 자신에게 치명적인 산소 부족을 피하기 위해 코의 손을 들어 올려 준다. 이로 인해 밤마다 처절한 사투가 벌어진다.

휴식과 치유를 위해 자려는 입과 온몸에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까지 입을 깨우려는 뇌의 안타까운 내란이 벌어진다. 수면 중에 호흡이 멈춰 있다가 갑자기 입으로 푸우, 커억거리며 숨이 넘어갈 듯한 수면무호흡 상태가 지속된다. 무호흡 상태는 뇌-심장-간장-신장-췌장 등의 피로도를 높여 내구성을 약화시킴으로써 각종 질병들을 양산한다. 특히 수면 사이클을 지배하는 뇌조직의 피로 누적은 뇌의 경화로 이어져 뇌 혈류를 억압한다.

좁아진 코의 숨길로 인해 구강호흡이 일상화돼 먼지 세균의 여과가 제대로 되지 않은 채 폐 세포로 들어가고 혈액 내로 유입되어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칼슘, 수명을 다한 적혈구와 박탈된 혈관내피와 판막 찌꺼기, 면역물질 등이 들러붙어 혈전화 될 수 있다. 이 혈전이 뇌로 튀는 순간 뇌색전이 발생해 치명적인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심뇌혈관질환의 단초가 연관성 없어 보이는 코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은 우리를 놀라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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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뇌법’은 어떤 치료인가?

통뇌(通腦)는 머리뼈 겉과 속의 모든 것을 ‘소통’시킨다는 의미다. 혈관이나 신경, 코, 뇌 척수관 등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뼈를 비롯한 구조의 이상(異狀) 때문이다. 통뇌법의 치료는 뇌와 코, 그리고 뇌척수관과 관계돼 일어나는 병목현상들을 제거하는 것이다.

병목을 제거하면 뇌 조직과 심뇌혈관, 뇌척수액, 뇌척수신경 다발, 림프계의 기능이 원활해지니, 뇌 혈액과 신경 순환은 물론이고 코 호흡도 원래대로 회복된다.

통뇌는 생명을 살리는 것이다. 머리, 뇌척수관, 코의 구조를 정상화시키는 3차원 교정기법과 음압(陰壓)의 진폭을 이용한 치료기법, 이관(耳管 귓속에 있는 관)을 열어주는 이관통기법(通氣法), 눈물 밸브와 눈물관을 열어주는 누관(淚管) 통기법, 고압산소치료기와 천연 약재를 기반으로 한 특수처방, 침 치료 등을 복합적으로 이용해 융합 치료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뇌에서 정상적인 흐름이 일어나도록 뻥 뚫어준다.

▲진료에 대한 철학이 있다면?

철학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항시 ‘믿음’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어려서부터 극심한 가난과 외로움 등을 겪었다. 이를 극복하고 한의사 자격증을 받고 난 직후 죽음 직전의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 마비된 다리와 오그라들거나 늘어진 관절들, 두통·의식상실 등과 싸우느라 1년여 시간이 흘렀다. 그 과정에서 놀라운 체험을 하며 신앙에 눈을 떴다.

그 후 남들의 물음에 ‘저에게 눈물 없는 기적은 없었습니다’라고 대답하곤 한다. 이러한 경험이 환자를 대하는 잣대가 되어 왔다고 감히 말한다. 신앙은 ‘길’이며 ‘동행’이라고 생각한다. 주님과 함께하는 행복의 동행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먼 길을 혼자서 완주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한 길을 함께 하기 위해 필요한 공통언어가 ‘신앙’이며 이 언어가 본인의 의원을 찾는 환자만이 아닌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유익한 사랑의 용매임을 확인하게 됐다.

개업 초인 1992년부터 가정폭력 피해 주부, 가출청소년, 독거노인, 장애우, 외국인노동자, 결식아동에 관한 일들에 관여했다.

최근 4년 전부터는 동남아, 특히 미얀마 캄보디아 등에 의료선교를 다녔다. 역겨운 물에서 수영하며 노는 아이들, 탐낼 것 하나 없는 나무토막 몇 개로 지어진 집들, 오지의 병들고 버려진 사람들을 보면서 아내와 나는 ‘여기가 우리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라고 말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밑도 끝도 없이 눈시울이 붉어지는 게 느껴졌다.

들어간 비용도 얼마 들지 않은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시늉’이 이만큼의 아픔이었는데 ‘예수님은 어떠했을까?’하는 심정이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신앙은 ‘누군가를 위해 흘리는 눈물’이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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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건강은 이렇게]

■키셀바흐 스위치

코로 물이 들어가거나 아이스크림이나 얼음물을 갑자기 먹었을 때, 코를 한방 맞았을 때, 급격한 온도 변화에 접하게 되면 코가 ‘찌릿’해지며 눈물이 나오는 경험을 한다. 심한 경우엔 코피가 나와 당황한다.

이곳을 ‘키셀바흐 플렉서스(Kiesselbach plexus)’라고 한다. 이곳의 혈관은 콧속으로 들어온 공기를 체온에 가까운 온도로 빠르게 덥혀주거나 식혀주는 일 등을 한다. 이 민감한 부위를 ‘치료 스위치’로 사용한다. 비비지 말고 눌렀다 놓았다 하면서 풀어주면 민감한 통증이 점점 사라지면서 코가 촉촉하고 따뜻해진다.

■코 풀기

코를 한쪽씩 풀어봐서 시원하게 풀어지는 쪽으로 풀어야 한다. 막힌 곳으로 강하게 풀면 코 안에 있던 염증성 분비물들이 이관이나 부비동 출구로 역류해 중이염·이명·난청·부비동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양쪽을 막거나, 막혀있는 쪽으로 세게 푸는 행위는 귀와 부비동을 망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코 세수

코안에 있는 높은 농도의 염증은 대부분 부비동에서 오랜 기간 정체돼 있다가 자연 배출된 것이라 끈적임이 심한 상태다. 이를 무리 없이 제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세척이다. 세수할 때만이 아니라 생각나는 대로 코로 미지근한 수돗물을 약간 들이마셨다가 풀기를 3〜4회 반복한 후 강하게 풀어낸다. 염증이 묽어져 별다른 저항 없이 잘 배출된다.

■코 후비거나 비비지 않기

비강 내시경을 통해 콧속을 들여다보면 많은 환자들에게서 특징적인 상처가 발견된다. 하비갑개나 비중격에 상당히 날카롭게 반복된 습관의 흔적이 있는데, 코 안쪽 약 2cm 지점이다. 바로 ‘손톱자국’이다. 코가 가렵거나 답답하다고 손가락을 넣고 휘저으면 손톱으로 인해 생긴 상처에 세균을 무더기로 옮겨놓는 실수를 범하는 것이다. 당연히 비염은 심해진다.

■옆으로 자기

어려서부터 비염으로 고생해 온 환자들은 옆으로 누워 자는 습관이 있다. 바로 눕는 것보다 옆으로 자는 것이 코의 단면적을 38% 정도 넓혀주기 때문에 편한 수면을 돕는다.



이성민 기자 news@smartfn.co.kr